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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작가 김하경의 두 번째 소설집 『워커바웃』

 

고통받고 상처받는 이 시대의 사람들!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김하경의 두 번째 소설집 『워커바웃』.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보듬어주는 작가의 단편 5편과 중편 1편이 수록되어 있다. 호주 원주민의 전통 &lsquo워커바웃&rsquo처럼 자신의 삶의 근원을 만나고 돌아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워커바웃》, 뇌사에 빠진 사람의 산소호흡기를 떼고 장례를 치르기로 한 가족과 친구들이 겪는 곤혹감을 그린 《누가 죽었어요?》, 현장을 떠나 귀농을 선택한 전직 노동자의 이야기 《초란》,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 《지르 자자! 찌찌!》 등 일상의 모습, 현실의 모습을 담아냈다.

저자소개

저자 김하경

저서 (총 10권)
`김하경` 인천 출생.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1978년 교육시평집 ''여교사일기''를 펴냈으며, 1988년 계간 ''실천문학'' 에 단편 ''전령'' 으로 등단. 1990년 ''합포만의 8월'' 로 제 3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1999년 한국 민주노동사 연구의 소중한 모범이자 치열한 보고문학인 ''내 사랑 마창노련''을 출간. 그 밖에 장편 ''눈 뜨는 사람'', 꽁트집 ''숭어의 꿈'', 소설집 ''속된 인생'', ''편역본 ''아라비안나이트'' 등을 펴냈다. 2008년 10월부터 인터넷 다음까페 ''리얼리스트100''에 ''아침입니다''를 연재해왔다.

 

목차

누가 죽었어요? 7 
초란 35 
지르 자자! 찌찌! 77 
비밀과 거짓말 103 
워커바웃 151 
둘례전 215 

해설: 후(後)일담에서 다시 전(前)일담으로_김명인 337 
작가의 말 363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이 목숨 걸고 
굴뚝에 올라가는 상황은 여전히 똑같으니까요. 
굴뚝 높이가 100미터냐 30미터냐가 다르다면 다르겠지요. 

문학평론가 김명인은 &lsquo지연되고 반복되는 이야기&rsquo를 소설이라고 했다. 지연되고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그 생명력의 근원은 무엇인가. 우리는 김하경의 소설을 통해 그 해답을 공명(共鳴)에서 찾을 수 있다. 자기 밖의 &lsquo타자들&rsquo에 대한 끊임없는 공명을 통해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공감(共感)을 넘어서는 공명을 꿈꾸기에 가능한 것이다. 
&lsquo세상은 어떻게 되든 소설은 나와야 한다는 듯이 하염없이 쏟아져 나오는&rsquo, 안으로 안으로만 골몰하며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요즘 소설들을 읽는 데에 염증을 느끼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작품집이다. 

김하경의 두 번째 소설집 『워커바웃』이 출간되었다. 적지 않은 연세에 여러 방면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작품 활동 역시 게을리 하지 않는 작가 김하경의 새 소설집으로, 다섯 개의 단편과 한 개의 중편이 실려 있다. 
2012년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상처 받고 때로는 죽어간다. 참사는 이 시대의 일상이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철거민들이, 해고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이, 중고생들이, 채무자들이 줄을 서서 죽음의 길을 갔다. 용산참사를 보아도 그렇고, 쌍용투쟁을 보아도 그렇다. 하지만 그것이 참사가 아니라, 그러한 죽음들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무도 그 죽음을 놀라운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그 죽음을 불가피한 것으로, 또는 예상했던 하나의 비용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참사다. 그리고 모두가 침묵하는 것이 바로 참사다. 
교역량 세계 10위권,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불을 넘는 부자나라 대한민국의 현실 아래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 김하경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위와 같은 현실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 안에서 필부필부가 겪는 일상의 모습, 삶의 모습은 또한 어떠한가. 글을 통해 밀려나고 소외되고 상처 받은 사람을 보듬어나가는 작가 김하경의 글쓰기 궤적을 따라가 보자. 

이른바 99퍼센트의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공명(共鳴)하는 이야기
 

「누가 죽었어요?」는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진 한 사람을 두고 결국 산소호흡기를 떼고 장례를 치르기로 한 가족과 친구들이 겪게 되는 곤혹감을 가벼운 터치로 다룬 작품이다. 독자는 필부(匹夫)들의 삶을 웃으며, 때론 찌푸리며 읽어내려 갈 것이다. 

「초란」은 싸움에 지쳐 현장을 떠나 귀농을 선택하여 친환경 유정란을 생산하는 축산업을 시작한 한 전직 노동자의 이야기이다. &lsquo이탈자&rsquo로서의 부채감을 떨치지 못하던 차에, 옛 직장에 남아서 노동조합운동을 하고 있는 후배로부터 온 전화를 받으며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 시작된다. 전직 노동자로서의 

부채감도 현실적이고, 현직 소생산자로서의 자기의식도 현실적이기 때문에 이 갈등은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갈등이 아닐 수 없다. 

「지르 자자! 찌찌!」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가부장적인 남편과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촛불집회에 막무가내로 참석하는 늦둥이 딸, 그리고 언어장애를 앓는 어린 손녀를 가진 한 여성이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가족 내의 중층적 갈등과 문제의 해결에 도달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비밀과 거짓말」은 영화 <화양연화>를 남편과 함께 보고 잠든 부인이 돌연 &lsquo이혼하자&rsquo는 메일 한 통을 보내고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아내에게는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대의를 위한 것이었다고는 하나, 부부와 아내의 가족에게는 상처를 내고 말았다. 물론 그 상처는 작품의 말미에 아물기 시작하지만 작지 않은 흉터를 남기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끊임없이 어긋나는 것이 삶이지만, 결국 서로 보듬고 끌어안는 것 역시 삶이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중편 「둘례전」은 불행한 가족사를 가진 한 여성과 섬 출신의 고아 청년 사이에서 벌어지는 고전적인 팜므파탈적 사랑의 이야기이다. 작품이 파국으로 치닫기까지 겪게 되는 주인공들의 내적 갈등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오랜 투쟁과 좌절 속에서 벼려진 통찰! 
&lsquo율포가 아프면 강남도 아프고, 
영도조선소가 아프면 가로수길도 아프다.&rsquo
 

이 소설집의 표제작인 「워커바웃」의 일인칭 주인공 &lsquo한홍이&rsquo는 10여 년 만에 고향 율포에 다녀온다. 이 여정은 호주 원주민의 전통인 &lsquo워커바웃&rsquo처럼 자신의 삶의 근원을 만나고 돌아와 부쩍 성장하는 과정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 

순간 깨달았다. 내가 이들과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말하게 되었다는 것을. 비로소 굴뚝 위 사람들과 굴뚝 아래 사람들이 내 안에 들어와 하나가 되었다. 
-198쪽, 「워커바웃」 중에서 

철저히 스스로 외부인이기를 자처했던 주인공이 농성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25년 전 같은 자리에서 투쟁하던 자신의 아버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김하경 작품 속의 인물들은 신자유주의식으로 말하자면 이른바 &lsquo루저&rsquo, 패배자들이다. 번듯하고 편리한 배합사료를 두고도 자가사료로 닭을 키워보겠다는 「초란」의 &lsquo강곤&rsquo이 그렇고, 이름만 들어도 돈과는 거리가 멀고 운동권 냄새가 풀풀 나는 다큐영상제작소 &lsquo도화선&rsquo을 이끄는 「비밀과 거짓말」의 &lsquo나&rsquo 역시 그렇다. 「워커바웃」의 다음 대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굴뚝 위를 올려다보며 먹어도 괜찮은지 눈짓으로 물었다. 우리까지 굶으면 굴뚝은 누가 지켜요. 하루 이틀에 끝날 싸움이 아니거든요. 우리가 힘을 내야 싸울 수 있어요. 굴뚝 위 사람들은 안 먹으면서 싸우는 거고, 굴뚝 아래 사람들은 먹으면서 싸우는 거죠. 안 그래요? 
-192쪽, 「워커바웃」중에서 

현장의 농성자들은 무작정 떼쟁이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다 같이 죽겠다고 몸에 시너를 들이붓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행복해지자고 하는 운동이기에, 좀 더 힘들더라도 불행하게 살지 않기 위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오랜 시간 투쟁하고 좌절하고 쟁취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벼려지는 통찰이 이 같은 것 아닐까. 결국 율포가 아프면 강남도 아프고, 영도조선소가 아프면 가로수길도 아픈 것이다. 화엄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자기 밖의 &lsquo타자들&rsquo에 대한 공명의 단계 

문학 평론가 김명인은 &lsquo이야기는 혁명의 날이 올 때까지, 심판의 날이 올 때까지 계속 지연되고 반복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지연되고 반복되는 이야기를 나는 소설이라 부른다&rsquo라고 하였다. 지연되고 반복되지만 소설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생명력의 근원은 무엇인가. 
우리는 김하경의 소설을 통해 그 해답을 공명(共鳴)에서 찾을 수 있다. 자기 밖의 &lsquo타자들&rsquo에 대한 끊임없는 공명을 통해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공감(共感)을 넘어서는 공명을 꿈꾸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지리 가난하고 못 먹고 못 입으면서도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명만으로 자기를 내던지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차마 인간의 이름으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서 제 살을 칼로 베어내어 남과 나누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350쪽, 해설 중에서 

&lsquo세상은 어떻게 되든 소설은 나와야 한다는 듯이 하염없이 쏟아져 나오는&rsquo 소설들, 안으로 안으로만 골몰하며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요즘 소설들을 읽는 데에 염증을 느끼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작품집이다. 

추천의 말 

김하경 소설 속의 인물들은 다시 만나고, 다시 서로 걱정하고, 다시 서로 사랑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인물들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공명(共鳴)하는 인물들이다. 이런 인물들을 포착해낸 것은 쉽게 좌절하거나 쉽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고통 받는 사람들의 곁을 지켜온 작가 김하경의 삶이 가져다 준 열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밀려나고 탈락하고 상처받는, 이른바 99퍼센트의 사람들을 서로 싸우게 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다시 서로 어루만지고 서로 일으켜 세우고 서로 사랑하게 하고 서로 어깨를 겯게 만드는 우리 시대의 역설이 만든 결과이기도 하다. 
이 작품들에는 어제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이것은 작은 진전이 아니다. 우리 소설은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기억 속에 매몰되거나 현재의 질곡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은 그러므로 이제 한국소설이 2010년을 넘어서야 어렵게 쟁취해낸 새로운 흐름의 제일 앞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김하경은, 더 이상 변방의 작가가 아니라 바로 이 흐름의 중심에 당당히 서는 작가이다. 
-김명인 문학평론가

책속으로

초란을 손안에 쥔 그 순간, 나는 비로소 내 손아귀에 온전한 내 삶을 틀어쥐었음을 실감했다. 100퍼센트 자가사료로 키운 닭들이 초란을 낳았으니, 비로소 내 삶도 완성된 것이다. 그동안 한 번도 내 삶이 온전히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영호의 삶을 대신 살고 있다는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야 영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고 깃털처럼 가볍고 자유롭게 날 것 같았다. 나 자신의 삶을 향해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 「초란」 중에서 

새는 한 눈으로 과거를, 다른 한 눈으로 미래를 본다. 그리고 일직선으로 하늘을 난다. 시간도, 사랑도, 사람도 모든 게 어긋났다. 하지만 그 어긋남이 바로 우리의 삶이기도 했다. 
- 「비밀과 거짓말」 중에서 

따지고 보면 굴뚝에 올라간 것도 희망 때문이고, 밧줄에 헝겊 가방을 매단 것도 희망 때문이잖아요? 추운 날 이렇게 함께 있는 것만도 어디예요. 옆 사람에게 희망을 느끼고, 처음보다 나아질 거란 희망을 가져봐요. 여유도 부려가면서. 힘들 내자구요. 젊은 여성의 눈빛이 눈물 반 웃음 반 환해진다. 그렇게 사람들은 서로의 체온을 나누듯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 
-「워커바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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