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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졸업생
22명 參拜(경기도 안성시 우성공원 묘원)

**************** 祝文**************


선생님, 저희가 왔습니다.
선생님 교실의 그 철없던 弱年들,
이제 석양을 등지고 선생님 뵈러
여기 이렇게 왔습니다.
그 동안 世波를 타고 東西로 奔走하느라
못 뵌 선생님,
늘 그리웠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선 元山 앞 바다
검푸른 파도 속에 우뚝 선 그 우람한 바위가

좋더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우뚝한, 우리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전주사범 敎諭 시절,

일제의 저 야만적인 朝鮮語 말살정책을 비판하시다가

파면을 당하셨습니다.
광복 후엔 또 모교 원산중학교의 校長으로 봉사하시면서

신탁통치 반대운동을 펼치시다가 獄苦도 치르셨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저희에게 그런 말씀을 안 하셨습니다.
그래서 더 우뚝한 저 검푸른 파도 속의 海巖,
우리 선생님-.

선생님의 國語史 첫 시간이었습니다.

교재는 선생님 손수 지으신 '國語學史'
선생님께서 그 序文을 읽으실 때

저희는 와- 歡聲을 터뜨렸습니다.

문장이 너무 문학적이어서요.

그때 선생님께선
"내 이름 별 奎字가 글을 관장하는 별, 文星이야."하며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선 '現代文學'에 향기,

향기로운 수필을 연재하셨습니다.
그랬습니다. 선생님께선 저희에게
학문의 冷徹, 嚴正함을 깨우치게 하시면서

또 한편으로는 文學의 香氣에 젖게도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종암동, 그 바위, 솔 잘 어울리는

산 아래 집을 지으셨을 때였습니다.

아담하고 볕 잘 들고, 그림 같은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큰길에서 한참을 힘들게 걸어 올라가야 했습니다.

그때 댁으로 선생님을 뵈러 간 저희 몇 중 누군가가 여쭈웠습니다.
"선생님, 하필 이 오르기 힘든 곳에 집을 지으셨습니까?
그러자 선생님께선
"山水間 바위 아래 띳집을 짓노라니/
그 모른 남들은 웃는다 하다마는/
어리고 햐암의 뜻에는 내 分인가 하노라.
나도 尹善道 한번 돼 보려고"하고 웃으셨습니다.

저희도 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너무 멋져서요.

저희, 설날이면 제일 마지막으로
선생님 댁에 세배를 가
그 '山水間 바위 아래 띳집'에서
밤샘을 했습니다.
2층 선생님 서재, 섰다판 벌리고
취하여 껄껄들, 허튼 소리로
온 집안이 왁자지껄했습니다.
철없던 시절, 사모님께선 얼마나 한심스러우셨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赤面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 문득 선생님 모시고 테니스 치던 때가 떠오릅니다.

하얀 티셔츠, 하얀 반바지, 라켓 들고 선생님께서 나타나시면
師弟同樂, 코트가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海巖盃 쟁탈전은 얼마나 치열했는지요.
血鬪가 끝나면 어느덧 황혼,
빙 둘러앉아 서로 잔을 권하며
선생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선생님, 그립습니다.
선생님이 그립고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제 저희 두 손으로
잔 받들어 올리오니
받으시옵소서.

2018년 6월 15일
門下 一同 再拜

이 축문은
선생님의 제자
鄭震權이 쓰고
그 제자 朴景賢이
讀祝하였습니다.